오늘로써 단주를 시작한 지 32일 2시간이다. 지금도 직장 동료와 함께 맛 있는 안줏거리를 이야기하거나 술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나도 몰래 입꼬리가 올라가고 입에 한가득 침이 고인다.

 

 


웃고 떠들며 오고 가는 말속에는 술을 권하는 말도 있었는데, 지인이 이렇게 말하더라. 

'소주 한 병만 딱 먹고, 안 먹으면 되지~' 


이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술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다시 돋아나고 스스로 타협하게 되었다.


'내일 오랜만에 맛있는 안주와 소주 한 병만 먹을까? 이 정도면 이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았을까?'



역시 조절망상. 다시금 마음을 바로 잡고 필자가 단주를 결심하게 된 필름 끊김 현상과 주사, 술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부했다.

 

 


재생이 되지 않는 뇌 세포의 파괴?


알코올은 우리 몸에 흡수되어 혈액을 타고 간에 도달하여 해독이라는 과정을 거쳐 처리되게 되는데 과음에 의해 처리용량 이상의 알콜은 다시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며 체내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뇌는 지용성 물질인 알콜의 침투에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 때 기억의 저장과 출력을 담당하는 해마를 마비시켜 필름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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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음주에 의해 필름이 끊겨도 정상적 행동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이는 마치 어떤 이는 필름끊김 현상으로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함께 술자리를 했던 지인은 전혀 술에 취한 것을 눈치 못 채거나 기억도 없이 집에 잘 들어오는 경우와 같다.


문제는 이러한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지속적으로 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주사(酒邪)?


지속적인 과음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의 올바른 기능과 구실을 못하도록 만드는데 특히 감정조절이나 충동억제에 관여하는 뇌의 전두엽을 손상시켜 주사를 부리게 된다.

 

 


바로 이거다. 필자가 기억하는 음주 시작 초창기의 필자 모습은 술에 취하면 너무 졸림을 느끼거나 더이상 마실 수 없음을 스스로 느껴 구토를 하거나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는 장기간 계속되었다.


계속되는 음주 기간 동안 주량은 더 늘었고(주량이 늘었다는 표현보다는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 만족감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더 맞다.) 언제부턴가 필름이 끊기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시비를 거는 등의 주사를 부렸다.


음주를 시작하면서부터 서서히 필자의 뇌세포는 파괴되고 전두엽 부분이 손상되며 이러한 주사를 부리게 된 것이다.



단주를 하면 뇌세포는 다시 생성될까?


공부를 하며 조금 놀란 사실이 있는데 우리의 신체 세포는 계속되는 파괴와 재생의 과정을 거치지만 아쉽게도 뇌세포는 그러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태어날 때 이미 평생 이용할 뇌세포 모두를 가지고 있으며 일부 해마 피질 등 다른 뇌세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뇌세포는 한번 손상이 되면 더이상 재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자주 알코올 중독자와 일반인의 뇌를 촬영한 사진을 접하게 되는데 알코올 중독자 뇌의 경우 일반인의 경우와는 다르게 줄어들어 있거나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완벽한 회복을 위한 단주 기간?


어쩌다 한번의 과음으로 인한 신체회복의 기간은 최소 3주 ~ 4주가 소요되며, 필자와 같은 알코올 중독자의 정상적인 회복에 걸리는 기간은 4년 정도라고 하는데, 이 4년이라는 기간 이후에도 이미 손상된 뇌세포의 경우 회복이 불가능하다.


참고로 음주 기간이 20년 이상이며 연령이 40세 이상의 경우라면 완벽한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며 알코올에 의한 뇌손상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진행되지만 뇌손상으로 발생하는 언어, 인지 기능장애 등은 갑자기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도 단주와 운동을 통해 뇌의 회복과 학습속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필자에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결국 음주로 인해 필자의 뇌도 많은 손상을 입은 상태이며 이 손상된 뇌가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더 늦기 전에 단주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참으로 다행스러우며 감사하게 느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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